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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癌 鬪病

3/29-3/1 신장암, 다발성 뼈전이

by 겸쯔 2020. 3. 1.

이브닝 근무 마치고 난뒤 아빠 병실로 향했다. 

동생은 많이 지쳐보였다.

나도 너무 벅찬데, 나보다 한살 어린 남동생은 더 많이 힘들겠지.

그중에서도 아빠는 더 힘들겠지. 

밤 10시 30분이 넘어가는 깜깜한 병실 안

아빠는 깬 상태로 자꾸 먹을 것을 찾았다.

평소에 알던 목소리가 아닌 아이같은 조르는 음성

배고프다, 배고프다. 뭐좀 달라,

며칠전 병동 선생님이 해준말이 나와 동생이 없을 때 배가 고프다며 선생님을

찾았다고 한다. 가보니 아빠가 배가 고프다고 뭐좀 달라했다고...

그 전에는 아빠가 너무 못먹어서 많이 사놓으면 엄청 남아서 다 버려버리니

조금씩만 샀었다.

그날에는 아빠 개인 서랍장이며 공동 냉장고에 먹을만한 우리 음식이 없어

선생님이 직접 편의점에 가서 바나나우유를 하나 사들고 왔단다.

그걸 주니 맛있게 조로로록 먹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어제 그렇게 배고파하는 걸 봤는데 아빠는 빵을 먹으면서

오돌오돌 떨었다.

너무 심하게 떨면서 먹길래 왜그러냐니까 너무 춥단다.

개인 체온계로 열을 재보니 37.7도가 나왔고 오한이 있으면 열이 오르니까

간호사실에 열이 난다고 해열제 처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응급실 당직 선생님이 낸 파세타 처방으로 아빠는 밤새 열과 씨름했다.

나도 이브닝 마치고 와서 너무 잠이왔는데

자려고 하면 자꾸 아빠가 불러서 헛소리를 막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경찰이 왔다.  저기 사람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집에가자. 나가고 싶다. 저게 뭐냐. 등등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의 대화를 하다보니 반응을 하나하나 해주기가 너무 지치더라.

6인실에 다른 환자들 자고 있는데서 고함을 질러 병동 선생님들이 뛰어왔다.

아무런 상황도 아닌데 이걸 여러번 반복...

새벽내내 반응을 해주다 졸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 아침이 되었다.

아빤 한숨도 안잤을 거다. 뭐가 그렇게 생각이 많은지 쳐다보고 있으면 생각하고 있는 표정이다.

아침밥이 나오고 아빠 밥상에 뚜껑을 다열고 죽을 식혀 다 먹고나면 얘기를 하라고 한뒤

나는 좀 자려고 했다.

잠시 잤을까. 우당탕당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깻는데 아빠가 음식이 있는 침대 식탁(?)을 내려 바닥이며 침대 이불이며

음식을 다 엎질렀다.

그 순간 아빠도 환자지만 그런거도 생각안나고 너무나도 화가났다.

아빠한테 이게 뭐냐며 도대체 새벽내내 잠도 못자게 하고 이제야 좀 자려고 하는데 왜이렇게 나를

괴롭히냐 했다.

씩씩대며 말을 하는데도 아빠는 반응이 없고 무덤덤했다. 자신과는 별개라는 것처럼..얼마나 얄밉던지

그러고 약을 먹자고 정규처방해주는 약과 니클로사마이드, 독시사이클린, 비타민을 줬지.

당연 안먹는단다.

나도 너무 화가 난상태였기 때문에 그래 당연히 안먹을거제? 먹지마라 아빠 아프면 아빠 탓이다 하며

약을 안줬다.

그러고 10시쯤 큰고모가 아빠를 보러 왔다. 작은고모, 큰고모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오신다. 

일을 하시면서도 작은고모는 하루정도 아빠와 우릴위해 있어주시고 큰고모는 밀양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아빠를 보러 와주신다.

그저께 작은고모가 아빠한테 온다고 했다가 식겁했다,

아빠가 고모 병동 올라가고 있는데 전화를 9번 했다고 한다. 그리고 병실 도착해서 아빠를 보는데

아빠가 고모한테 성질을 내며 가라 나가라며 고함지르고 했단다. 너무 기대하고 있어 그런거 같다.

앞으로는 고모들 아빠한테 온다는 소리없이 몰래 서프라이즈로 오기로 했다.

큰고모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내가 해야할 일이 많이 생겼다.

아빠집 문제 해결하기- 정리하기

집알아보기

아빠 법적문제 해결

보험금 처리

일을 하면서 똑똑하게 다 진행을 해야하는데 너무 버겁다.

그래도 해내야지.. 하다보면 다 적응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빠만이라도 컨디션이 좋고 섬망이 줄면 좋으련만.

다들 왜이렇게 나를 못괴롭혀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이브닝 근무 중 짬나는 시간에 동생에게 카톡했다.

병실인데 아빠가 자기에게 욕을하며 휴대폰을 집어 던지려고 했단다.

그 말듣고 오늘도 내가 아빠를 봐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도 쉬고 싶고 나도 놀고 싶고 이쁜 옷도 사고 여행도 가고 싶고

나도 어린나인데 지금 쉬는거는 사치겠구나,

.

.

이브닝 근무 중 아빠 혈액검사 및 x-ray 판독이 올라왔다.

혈액검사 상에 Hb는 9.8(전이랑 비슷) CRP도아직까지 좀 상승된 상태.

x-ray 상 rt.Rib, lt.Rib fx(multiple) 

전이랑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이브닝 근무 마치고 병실로 다시 왔을 때 영우는 집에 가야겠다며 너무 참은 상태인 것 같았다.

안그래도 섬망이 심해 걱정됬는데 상상했던게 현실이 되었지.

아빠가 영우한테 개새끼라고 했단다, 또 집에 가자며 떼쓰고 휴대폰도 집어던질려고 시늉했단다.

나는 말로만 들어도 무섭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당황스러운데.

이브닝 마치고 아빠가 계속 섬망 심해 병동 선생님께 아빠가 하루종일 못잔거와 심한 섬망과 체온이 오른것을

말해주며 어제와 같이 파세타를 맞고 아티반을 맞았다.

아빠는 부산대에서 첫 항암진행했을 때 구토를 너무 많이해서 두번째 항암시 아티반을 맞고 진행했었다.

술도  많이 해서 그런가 아티반이 팍 안들고 계속 선잠처럼 잠꼬대하고 항암하고 있는 팔을 들어 주사가 빠질뻔하고

(항암제가 새버리면 피부는 괴사된다.) 아무튼 너무 고생해서 앞으로는 안맞겠다 했는데.

그 약밖에 없나보다.. 그래도 못자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자는게 나으니까 .

자고 일어나면 어떤일이 생길지. 제발 아빠 오늘 잠좀 자서

내일은 섬망이 덜했으면 좋겠다..

어제오늘 과장님 휴진이라 못 일렀는데 내일 오시면 다 이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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