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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癌 鬪病

세미코마, 오일째

by 겸쯔 2020. 3. 19.

14일 오후부터 현재까지 아빠는

의식이 없다.

한번씩 부르거나 통증이 있을 때 눈을 뜨곤 했지만

어제내내 잠만자는건지 의식이 전혀 없었다.

아빠라고 불러봐도 눈을 뜨지 않는다.

과장님이 아침 라운딩 할때 청진을 해보더니 폐부종도 있다고 했다.

며칠전부터 소변 나오는것도 탐탁치 않았다.

그래서 손, 발도 붓고 온몸에서 수분이 빠져오는건지 식은땀이 많이 흘렀다.

일단 어제부터 아침, 저녁으로 이뇨제를 투여하기로 했다.

낮에는 집에 잠시 갔다가 저녁때쯤 병원으로 왔는데

동생이 과장님 회진왔다고 했다.

과장님한테 동생이 아빠가 의식이 전혀없는데 언제 깨냐고 물어봤단다.

과장님은 계속 소변이 안나오면 많이 안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한다고 했단다.

나한테는 그런 말 안했는데... 하루전만해도 아빠 호흡하는게 괜찮아져서 아빠 신장만 좀 받쳐준다면

깨어날수도 있다고 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빠의 몸상태.....

아빠가 딱 한번만 다시 일어나서 한시간이라도 얘기를 나누고 싶다.

바램이다.

아니면 통증없이 편안하게 할머니 계신 곳으로 가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 이상 아빠를 붙잡아 두는것도 다 나와 동생의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또 깨면 통증때문에 앓는 소리를 하고 또 모르핀 들어가면 의식불명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기 싫다.

아빠 또한 많이 힘들거다.

일주일전만해도 아빠는 나한테 이렇게 살기 싫다며 차라리 죽고 싶다고 말한적이 있다.

그때는 너무 속상한 마음에 그런소리 하지 말라며 아빠한테 뭐라고 했었다.

내가 아빠 입장이라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암환자라도 우리아빠는 너무 심한 상황이었다.

단 4개월만에 이렇게 ...

허리 통증, 전신 뼈통증에 걷질 못하는 하반신 마비.

하반신 마비 때문에 누워서 지내야하니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침상에서 살짝 앉혀 먹기는 했는데 그래도 통증이 있어서 다시 누웠다가 밥을 먹는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밥도 제대로 못먹고 그래서 그런지 소화능력도 떨어지고 변비도 심하게 왔다.

우리 아빠 원래 하루에 한번씩 변은 꼭 누던 사람인데.

변비가 생기다 보니 며칠에 한번 꼴로 항문에 손을 넣어 변을 판다. 그러고 관장을 한다.

뼈가 많이 약해져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골절이 된다.

그래서 아빠는 현재 갈비뼈 9개가 골절인 상태다. 지금은 또 모른다. 더 골절이 되었을지도.

그래서 관장이라던지 식사라던지 기저귀를 갈때 너무 아파한다.

옆에서 지켜보는것도 너무 힘들었다.

그냥 아무생각도 하기 싫고 그 행위만 빨리 끝내놓고 쉬고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아빠는 펜타닐 패취도 처음엔 10->1000까지 올렸다.

타진도 10짜리 먹다가 80짜리까지 먹게 되었다.

그러고 삼월초 갑자기 열이 연속으로 나면서 먹는거를 거부하고 잠 자기를 반복했다.

깨어나면 극심한 통증이 함께했다.

그래서 먹는 약도 다 중단했다.

오로지 영양제와 진통제가 들어가는게 전부였다.

우리가 너무 이기적인거 같다. 그렇게 힘들어하는데

이제는 아빠를 보내드려야된다는 생각도 들고 정리를 조금씩 해야겠다.

고모는 아빠한테 올때면 항상 우리에게 말한다.

이렇게 아빠가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데 보내드리자고.

그러면 나는 그러자고 한다.

말로만

근데 이제는 정말 아빠를 천천히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새벽내내 아빠를 봤다.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뭔가 호흡하는게 약해졌다.

불안해서 누워서 계속 모니터를 보고 아빠한번 보고 중간중간 석션도 하고...

2시간 간격으로 석션을 했는데 

새벽 4시경 석션하다가 산소포화도가 78까지 떨어졌다.

놀래서 간호사실 call했고 옵티플로(고용량산소)를 20L에서 30L로 올렸다.

그러니 서서히 산소포화도가 올라서 93-95왔다갔다한다.

어제보다 분명 숨쉬는게 약해졌다.

석션도 이제 내가 못하겠다. 정말 나때문에 잘못된줄알고 너무 무서웠다.

더도말고

며칠만 더 견뎌줘

조금이라도 더 보게 많이도 안바란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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